지금으로부터 20여 년전... 😄 발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인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2000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발리우드 특별전'의 자막 작업을 하면서 처음 인도 영화를 접하고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평범한 영화처럼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 받다가 갑자기 뮤직비디오로 바뀌는 순간. 처음에는 당황스럽지만 모든 인도 영화 팬이 기대하는 순간입니다. 

인도 영화관은 축제의 장 같았습니다. 영화 상영 중 뮤직비디오 부분이 시작되면 관객 중 한 명이 종이 꽃가루를 날립니다. 다른 관객들은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스크린 쪽으로 뛰어나가 영화에 나오는 춤과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음악이 끝나면 다시 일사불란하게 제자리로 돌아가 짧은 축제를 끝냈습니다. 처음 깜깜한 영화관에서 사람들이 '와'하고 달려 나갈 땐 '도망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기대하는 순간이 되어갔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함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죠. 더 편하게 감정 표현을 할 수 있으니까요. 

작년에 이어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와 함께 두 번째 '영화 봄' 상영회를 진행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두 친구의 이야기, 영화 '소풍'을 상영했는데 참석하신 분들이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돌봄 현장에 계셔서 그런지 더욱 공감하며 영화를 보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날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영화가 끝나고 퇴장하는 관객 한 분, 한 분에게 인사하는 감독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소풍을 본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이유는 감독님의 이런 진심이 영화를 통해서 오롯이 전해져서가 아닐까 합니다.

더 자주 좋은 영화를 소개할 수 있길 바라며, 언젠가 우리나라 영화관을 인도에서 봤던 그날처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