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5월 잘 보내셨나요?

자막단은 5월 내내 환경 영화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막 제작은 대본과 영상이 들어오면 작업이 시작됩니다. 자막 편집, 번역, 감수의 과정을 거쳐서 한 편의 자막 상영본이 완성되죠. 베테랑 번역가와 자막가가 작업을 하는 경우 감수할 때 거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능력 있는 분들과 일하는 게 최소한의 시간으로 좋은 자막을 만들 수 있는 자막단의 비결이기도 하죠. 감수자는 전 작품들의 용어를 통일하고 자막 형식의 포맷을 점검하는 등 여러 사람이 작업을 해도 일관된 품질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합니다. 오늘은 여러 작품을 두루 본 감수자들에게 재미 위주로 작품을 추천 받아 세 명의 번역가와 함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 작품은 이선화 님이 번역한 '그린워싱: 기후 살인자'입니다. 이선화 님은 전문 분야 작품의 번역이 필요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실력파 번역가십니다. 다큐멘터리는 영상 번역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단어와 배경지식에 대한 조사와 검증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정확한 번역을 하는 분이죠.

요즘 사람들은 물건을 하나 살 때도 이왕이면 세상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구매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쁜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나 기업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매 운동도 하고요. 소비자는 기업들이 알려주는 선한 이미지를 믿고 소비를 합니다. 하지만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요? '그린워싱:기후살인자'를 보고 나면 사무실에서 즐겨 마시던 캡슐커피... 계속 마셔도 되는지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두 번째 작품은 김혜진 님이 번역한 '토비의 보물 찾기 그리고 하늘을 나는 강'입니다. 번역과 관련하여 감독님들은 정말 다양한 질문을 하십니다. 김혜진 번역가는 그때마다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주면서 소통을 많이 하시죠. 관객과 소통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든 감독들과 가장 열심히 소통하는 번역가입니다. 그래서 김혜진 님의 번역에 대한 감독님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토비의 보물 찾기 그리고 하늘을 나는 강'은 토비와 마리나가 수수께끼의 답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영화입니다. 독일에서는 1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흥행 대작이라고 합니다. 가족과 함께 볼 영화를 찾고 계신다면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마지막 작품은 이보경 님이 번역한 '플래닛 킬러: 탄소의 왕자'입니다. 이보경 번역가는 요즘 유행어로 말하자면 육각형 번역가입니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등 장르와 형식에 상관없이 어떤 작품이든 훌륭하게 번역해 주십니다. 번역을 보고 배울 교과서가 있다면 저는 이분의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래닛 킬러: 탄소의 왕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허점을 이용해서 50억 유로를 사기 친 아스트룩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탐사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독의 또 다른 상영작 '그린 워리어:포에버 케미컬'이 진지하고 세심하게 환경문제를 다룬 작품이라면 '플래닛킬러'는 좀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세 작품 외에도 고솔 님이 번역한 개막작 '와일딩', 박서진 님이 번역한 '파인딩 머니' 등 세 분 외에도 자랑하고 싶은 번역가와 작품들이 아직 많이 있지만 다 소개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